넛지효과 : 작은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솝우화 중에 해와 바람의 나그네 옷 벗기기 이야기가 있다. 바람이 있는 힘껏 바람을 뿜어대면 댈수록 자신의 옷을 움켜쥐기만 하던 나그네가 해의 따스한 기운에 스스로 옷을 벗게 한 이야기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반발을 일으키는 강압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게 하여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이어질 때 더 큰 힘을 발휘함을 모두들 알고 잇을 것이다. 표현의 방법이 바뀌면 느끼는 바가 다르고, 행동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행동이 달라지면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벗기기 보다는 스스로 벗게 하는게 정답이다.
넛지효과 : Nudge Effect
파리 한마리의 효과
화장실 변기로는 현대미술의 시조처럼 모셔지고 있는 1917년 마르셀 뒤샹의 변기 미술관 난입사건이 유명하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높이 평가하는 변기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의 남자 화장실 파리가 그려진 소변기이다. 남자의 경우 '한 발짝 더 가까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등과 같은 안내문구를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안내문도 없이 소변기 중앙에 파리그림 하나 그려 놓은 것 만으로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어드는 엄청난 효과를 얻어냈다고 한다. 소변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도록 파리를 정조준하여 밖으로 튀지 않도록 행동을 유도하였기 때문이다. 이 변기는 이 후 전세계적으로 수 많은 화장실 관리인들이 쭈그리고 앉아 파리를 그리게 했으며, 넛지효과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넛지효과를 이용한 제품도 있다. '당신이 에너지를 아끼면 세상이 바뀝니다.'라고 하는 계몽성 표어를 덕지덕지 붙여 놓는 것 보다는 미국의 에코디자인 그룹 리안 하크가 제안하는 전기 사용 시간을 알려주는 타임 스위치가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아이디어는 전기 스위치를 켜둔 시간만큼 전력을 사용한 시간을 확인 할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 전원을 켜두었다가 우연히 시간을 보게 될 때 경각심을 일으켜 스위치를 바로 끌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주위에 이러한 예는 너무도 많다.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를 나무라거나 혼내지 않고, 손톱에다가 쓰거나 매운것을 발라 주어 아이 스스로가 손톱 물어 뜯는 습관을 고치게 하는 것이나, 양천구청의 쓰레기 무단 투기 상습지역에 경고문이나 CCTV 설치 대신 멋진 화단을 조성하여 무단 쓰레기 투기를 사라지게 한 사례들이 그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이 반발 심리가 있어서 "하지말라!"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하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넛지는 강제성을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행동 변화를 일으키게 됨을 알 수 잇따.
넛지마케팅 캠페인에 사용되는 넛지효과
넛지는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는데 무슨 옛날 이야기를 그렇게 새로운 것처럼 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오래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넛지효과를 브랜드 체험 마케팅이나 정부나 공공기관 등의 정책에 고려하는 건 별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의 정부부처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들이 애용하는 플래카드는 노골적인 계몽과 훈계의 메세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더 이상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등의 계몽은 통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건 과연 진실일까? 누구에게든 어떤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말하면 "감히 누굴 가르치는 거냐?"고 반발하지만, 교묘하게 이벤트나 엔터네인먼트의 형식을 취해 주입시키면 열광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기도 한다. 즉, 문제는 계몽의 포장술이다. 재미있게 놀이 하듯이 참여를 유도하면 스스로 알아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또한 기존 방식의 광고의 홍수 속에서 광고회의주의에 빠져있고,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지고 분석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지금, 넛지 마케팅과 같은 자발적이고 체험형인 자연스러운 마케팅 캠페인이 더 호감을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기업의 핵심 고객층에게 가장 알맞은 공익 마케팅은 CSV(공유가치창출) 특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기업의 추구하는 시장가치를 극대화해 공익적 측면으로 활용하는 영리한 전략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넛지마케팅을 엠비언트미디어 방식으로 잘 펼치는 기업이 독일의 자동차 회사의 폭스바겐사라고 생각한다. 폭스바겐사는 지난 2010년부터 의미 있는 환경 캠페인에 넛지효과를 활용하여 재미이쓴 참여형 콘텐츠를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험해왔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사는 매우 이색적인 분리수거함을 디자인해 거리에 설치해서 사람들은 마치 게임을 즐기듯 분리 수거에 동참하게 하는 공공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지만, 스키폴공항의 파리그림 변기만큼이나 유명한 아래 보여지는 영상의 스웨덴스톡홀홀룸 오덴플랜역에서 진행된 폭스바겐의 'The Fun Theory'켐페인은 넛지효과를 최고로 활용한 마케팅으로 손꼽힌다. 지하철역 출구에 있는 계단의 디자인을 피아노 모양으로 설계하고 그곳에 사람들이 발을 디딜 때 마다 소리를 나게 해서, 이로 인해 계단 옆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줄어들게 하고 계단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66%나 증가하게 했다. 물론 이러한 캠페인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졌고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경 나비의 작은 날갯짓으로 인해 폭풍우를 불러오듯이 넛지효과의 작은 변화로 인해 세상이 변화하는 보다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회행동변화로 발전되길 기대 해 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이종필님의 글을 옮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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